1. 세상의 모든 신상
2. 생 로랑 반지갑, 60만원대
휴대폰만으로 모든 결제가 가능한 시대지만 지갑은 남자의 취향을 드러내주는 좋은 액세서리다. 대신 지갑엔 5만원권만 넣는 게 좋다. 그리고 가장 자주 사용하는 카드 두 장 정도. 나머지는 카드 지갑 혹은 스마트폰 앱 카드에 넣어라. 결제 수단이 간소해진 시대인 만큼 지갑은 얇을수록 좋다. 명함, 전화번호, 마일리지 카드, 신분증, 콘돔 등 남자의 가방 역할을 하던 지갑은 옛말이다. 지갑은 취향과 경제력을 드러내는 도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생 로랑은 제대로 된 선택이다. 파리지앵의 시크함과 오래된 패션 하우스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지닌 것은 물론 결정적으로 섹시하다.
3. 크리드의 오리지널 베티베, 24만8000원
일반 향수보다 3배는 더 비싼 가격이다. 그래도 3배 더 오래 쓸 수 있다. 한 번만 뿌려도 하루 종일 향이 지속된다.
4. 템퍼의 템퍼 센세이션 컬렉션 매트리스, 190만~270만원대
5. 보스의 사운드 링크 블루투스 스피커3, 49만5000원
퀄리티, 사이즈, 가격 모두 대만족.
6. 자동차 시트의 난방 옵션

7. 햄버거에 추가하는 베이컨과 치즈
베이컨은 옳다. 치즈는 말할 것도 없다. 햄버거에 베이컨과 치즈는 많을수록 좋다.

8. 돔 페리뇽 P2, 60만원대
9. 월풀의 와인 냉장고, 20만원대
한 번에 한 병을 다 비울 게 아니라면 와인 마니아에게 와인 냉장고는 필수품이다. 와인 보관에 중요한 것은 낮은 온도보다 일정한 온도다. 집 안에서 가장 적절한 온도의 공간을 찾아봤자 헛수고다. 아쉬운 대로 일반 냉장고에 와인을 보관해보지만 처음 개봉했을 때의 맛은 기대하기 어렵다. 와인 냉장고에 보관한다면 적어도 3~4일은 처음 개봉했을 때 맛을 느낄 수 있다.
10. 육체 노동 후 마시는 맥주 한 캔
11. 키엘의 얼티밋 맨 바디 스크럽 솝, 2만원대
아직도 초록색 이태리타월로 피부가 빨갛게 벗겨질 때까지 때를 미는가? 키엘의 얼티밋 맨 바디 스크럽 솝은 오트밀 입자가 피부의 묵은 각질을 제거해준다. 사용 방법도 쉽다. 샤워 시 샤워 볼 대신 비누로 온몸 구석구석 문질러주기만 하면 된다.
12. 다이슨V6 플러피 헤파, 119만원
청소기에 100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이슨 청소기는 어중간한 청소기 여러 대 몫을 혼자서 해낸다. 청소를 반도 끝내기 전에 흡입력이 약해져버리거나 방을 옮길 때마다 코드를 바꿔 끼워야 하는 번거로움은 사소하지만 굉장히 귀찮은 일이다. 다이슨은 최대 20분까지 흡입력이 유지되고 툴 교체만으로 바닥, 매트리스, 창틀까지 청소가 가능하다. 허접한 청소기 3~5대를 살 것인지, 좋은 것 한 대를 살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다이슨은 비싼 만큼 제값을 한다.
13.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2만2000원
14. 퇴근 후 먹는 삼겹살에 소주
15. 와인과 함께 먹는 치즈
와인은 고기에도 어울리고 과일에도 어울리고, 와인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카망베르나 브리 치즈는 숨겨져 있던 와인의 맛을 드러내준다.
16. 바이타믹스 투스피드 블렌더, 90만원대
무엇이든 갈아준다. 날이 워낙 강력해서 내용물에 살짝 열이 가해질 정도. 웬만해선 고장도 나지 않는다.
17. 바스통의 맥코트, 57만2000원
100퍼센트 자연 소재를 사용했다. 제품의 완성도는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재킷의 왁스 도포가 벗겨져 방수·방풍 기능이 저하될 때쯤 리왁싱 서비스까지 해준다. 그것도 평생 보증으로 말이다.

18. 신인 아티스트의 작품
앞으로 뜰 아티스트의 작품을 알아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꾸준한 공부와 시장조사는 몇 년 뒤 꽤나 짭짤한 부가 수익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19. 얼킨의 업사이클링 사첼 백, 14만9000원

화가의 작품을 사지 않고도 소장할 방법이 있다. 아티스틱 업사이클링 브랜드 얼킨은 예술가들의 습작으로 제품을 만든다. 캔버스를 그대로 떼내어 가방을 만드니 똑같은 패턴의 가방은 나올 수 없다. 거기다 아티스트의 작품값이 오르는 것과 함께 가방에도 프리미엄이 붙는 것은 덤. 수익의 일부는 아티스트들을 후원하는 데 쓰인다. 아티스트들이 자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얼킨의 가장 큰 역할이다. 사실 이러한 가치 소비, 사회적 기업 등의 간판은 상관없다. 그냥 가방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니까.

20. 명함 지갑
지갑이 남자의 취향을 드러낸다면 명함 지갑은 비즈니스맨의 애티튜드를 보여준다.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첫 만남에서 명함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거나 꼬질꼬질한 명함 지갑에서 더 꼬질꼬질해진 명함을 꺼낸다면 그 거래는 성사되기 어렵다. 굳이 비싼 브랜드의 것이 아니라도 좋다. 다만 제대로 만든 것이어야 한다.
21. 레이저 치아 미백, 약 15만원
미백 젤을 삼키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혀로 비닐 랩을 치아에 놓으려고 노력하는 다섯 시간을 절약해주는 값이다.
22. 몽블랑 마에스터스틱 클래식 볼펜, 51만원
당신이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을 세상 단 하나의 펜.
23. 음원 사이트 이용료
아직도 불법 다운로드로 음원을 구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 믿는다.
24. 일리 커피 캡슐, 21개 2만5000원
25. 넷플릭스 한 달 이용료, 스탠더드 기준 1만2000원

26. 개인 트레이너
운동 친구이자 치어리더, 깐깐하지만 믿음직한 아버지 같은 존재. 당신의 트레이너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혹은 삼겹살에 소주 한잔의 유혹에 휘말릴 때도 한결같이 의지할 수 있는 존재다.

27. 710퍼니처의 월넛으로 만든 주문 제작 테이블, 128만원
주문 제작, 게다가 핸드메이드 제품은 공산품과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 물론 이케아에서 파는 10만원짜리 테이블보다는 훨씬 비싸다. 그러나 고객의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서 만든 가구는 쉽게 싫증 나지 않는다. 목수의 손에서 완성된 가구는 주인의 공간에 자리 잡기 전에는 아직 미완성이다. 자신이 있을 자리를 잡고 나서야 가구는 공간과 함께 비로소 완성된다.
28. 해스텐스의 구스 다운 충전제를 사용한 에코 라이트 딜럭스 듀베, 168만~266만원
29. 레이밴 에이비에이터 플래시 렌즈
레이밴이 클래식인 건 다 안다. 그런데 너무 흔하다. 약간의 돈만 더하면 시커먼 렌즈 일색인 사람들 틈에서 돋보일 수 있다.

30. 슈즈바이런칭엠의 옥스퍼드화, 33만5000원

고급 수제화 제법으로 제작했다. 견고하고 믿을 수 있다.

31. 타이유어타이의 세테피에게 타이, 10만원대
32. 몰스킨 클래식 노트북, 2만7500원
33. 브룩스 브라더스 순면 손수건, 3장 4만원대
장례식이나 결혼식 등 사람들 앞에서 울거나 코를 풀어야 할 때 티슈 뭉치를 꺼내면 흉하니까.
34. 정말로 실력 좋은 헤어 드레서에게 받는 세 번의 헤어 컷
세 번 정도는 해야 스타일이 잡혀서 이후에 좀 더 저렴한 곳으로 옮길 수 있다.
35. 매우 좋은 야구 경기 관람석. 되도록 바닥 자리
36. 로얄앤컴퍼니의 비데, 60만원대
요즘 비데는 단순하게 세정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좌욕 기능에 마사지 옵션까지 누릴 수 있다. 비데를 한번 사용하면 인생은 비데를 사용하기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37. 비행기 국제선 비즈니스 클래스

38. IWC의 파일럿 워치 오토매틱36, 535만원

기계식 손목시계의 세계에서 가치는 좀처럼 정의하기 힘든 개념이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더 정확한데 오로지 시간 기능만을 위하여 새 자동차와 맞먹는 돈을 퍼붓는 것을 합리화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롤렉스나 파텍 필립, 퓨더의 특정 모델처럼 투자용 시계가 있다. 가격은 비싸지만 손목에 채우자마자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감탄하게 만드는 초정밀 기계의 축소판이며 현대에 존재해서는 안 되기에 더욱 소중하고 수집 가치가 있는 시계가 있다.
그런가 하면 특별한 공감대를 일으켜 탐나게 만드는 (그래서 돈이 아깝지 않은) 시계도 있다. 스위스 샤프하우젠에 있는 유명한 시계 제조업체 IWC는 제2차 세계대전 때 공군 파일럿을 위한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항자성 케이스, 가시성 높은 다이얼 같은 혁신을 추구하는 한편 튼튼하고 기능적인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전체적으로 남성적인 분위기를 폴폴 풍겼다. 화려한 골드가 아니라 실용적인 스틸로 만들었다. 묵직한 모던 스포츠 워치의 할아버지 격인 셈이었다. IWC의 최신 모델 중 하나인 빅 파일럿 헤리티지 48은 지름이 48밀리미터로 큼직하고 가격도 1000만원이 넘는다. 나도 갖고 싶다. 하지만 나에게는 작은 지름 36밀리미터가 가장 효율적인 투자다. 신형 파일럿 워치 오토매틱 36은 가격도 535만원밖에 하지 않는다. IWC에 입문하는 사람에게 적당하며 시계 컬렉션을 시작하기에도 좋다. -닉 설리반

39. 르크루제 원형 무쇠 냄비 20cm, 38만3000원

실용성을 떨어뜨릴 정도로 굉장히 무겁다. 하지만 너무 가벼운 것보다는 무거운 것이 낫다. 묵직함 덕분에 음식을 저을 때 냄비가 움직이지 않고 바닥에 음식이 눌지 않는다. 에나멜 코팅이 엄청 두꺼워서 철 수세미로 박박 닦지 않는 이상 웬만하면 스크래치가 나지 않아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게다가 예쁘다. 특히 주황색. 완벽한 물건이다. 냄비계의 1950년식 포드 F1 픽업 트럭이랄까.

40. 휴고 보스의 스리피스 실크 턱시도, 200만원대
체중 관리에 신경만 쓴다면 평생 입을 수 있는 턱시도.
41. 자동 출입국 서비스 글로벌 엔트리, 100달러
5년 동안 세관과 공항 보안 검사를 위해 줄 설 필요가 없어진다.
42. 찰스 임스의 암체어, 90만원대
을지로에서 4만원에 구할 수 있다는 그 의자, 맞다. 그런데 고가의 디자이너 제품을 짝퉁 제품으로 싼값에 샀다는 걸 알뜰하다고 할 수 있을까. 롤렉스 시계와 똑같이 만들었다고 해서 롤렉스가 되지는 않는다. 이건 가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찰스 임스가 디자인한 의자와 똑같이 만들었다고 해서 임스의 의자인 건 아니다. 알뜰하게 산 것도 아니다. 그저 불법 복제 제품을 샀을 뿐이다.

43. 알든의 탱커 부츠, 114만9000원
한여름만 아니라면 언제라도 신고 싶은 신발이다. 질긴 코도반 가죽을 사용한 알든의 탱커 부츠는 발목 위로 살짝 올라간 생지 데님과 가장 잘 어울린다. 그리고 처음 신는 순간, 마치 수년 동안 신어온 것 같은 편안한 착화감은 덤이다.

44. 휴가
라로통가는 남태평양에 있는 완벽한 섬이다. 별빛이 흐드러지는 그곳 해변에서 아내와 약혼을 했다. 그리고 10년 후 결혼기념일에는 뉴욕의 그리니치 호텔에 묵으며 끝내주는 저녁 식사를 즐겼다. 사치스러운 식사였고 평생 가장 맛있는 식사라고 할 만했다. 지난겨울에는 친구 부부와 플로리다 키스 제도로 주말 여행을 다녀왔다. 친구들과 쿠바 하바나에도 3~4번 갔다. 시가를 즐기기 위해서였다. 한 친구가 월드 시리즈 7차전 티켓이 하나 남는다고 막판에 끼워준 덕분에 캔자스 시티에도 갔다. 얼마 전에는 아들들을 데리고 디즈니 월드에 다녀왔다. 비싸지 않느냐고? 기절초풍할 정도로 비싸다. 그래도 우리 가족에게는 의미 있는 날이었다. 아이들이 크고 내가 늙었을 때 소중한 추억이 되겠지. 평소 나는 고물 트럭을 타고 옷은 거의 SPA 브랜드에서 사 입는다. 하지만 값진 경험을 위해서 쓰는 돈은 마다하지 않는다. -크리스 존스

45. 맞춤 셔츠
운명의 셔츠를 만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성복 셔츠를 입을 때마다 한탄하지 않는가? 당신의 몸은 정상이다. 인간의 상체는 구조적으로 복잡하다. 네댓 가지 사이즈만으로는 다양한 체형의 사람들을 충족시킬 수 없다. 셔츠는 맞춰 입어야 한다. 몸에 잘 맞는 셔츠는 남자에게 자신감을 준다.

46. 헹켈의 즈윌링 셰프 프로 20cm 유럽형 식도, 23만8000원

47. 뮤지컬 <해밀턴> 티켓, 140달러
미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 10달러짜리에 얼굴이 찍혀 있는 인물.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야기를 극화한 뮤지컬 <해밀턴>의 인기가 바다 건너까지 전해온다.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를 신나게 풀었다. 그것도 힙합으로 말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볼 수 없지만 벌써부터 국내 공연을 고대하는 팬들의 성화가 뜨겁다. 올해 그래미상까지 수상했다고 하니 한국 무대에서 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48. GMC 터레인 디날리

쌍둥이가 태어난 후 나의 첫 차이자 유일한 차였던 세단, 사브와 작별을 해야만 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만 챙겨서 나가더라도 4인 가족의 간단한 외출에 필요한 산더미 같은 짐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트너에게 우리의 새로운 생활에 맞는 차량을 찾아보라고 부탁했더니 SUV를 몰고 왔다. 판매 대리점의 모델 차량이었는데 좌석 난방, 원격 시동 등 예전의 나라면 경멸해 마지않았을 그런 특징들이 한자리에 모인 차였다. 그런데 ‘바퀴 달린 집’과 다를 바 없는 차를 한번 운전해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다른 차보다 위치가 높은 푹신푹신한 좌석에 앉아서 거만하게 운전을 했다. 물론 할부금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만에 하나 집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경우 우리에게는 든든한 제2의 집이 있다. -리사 힌텔만

49. 라가불린 16년산 싱글 몰트 스카치위스키, 10만원대
50. 자식

→ 돈값 못하는 것 캐비아 추가, 프리미엄 콘돔, 남은 술 보관 서비스, 피트니스, 관,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갔다고 홍보하는 TV 프로그램